데이비드 싱클레어: 노화의 비밀을 푸는 과학자
인간은 모두 늙습니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가 노화를 늦추거나 되돌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면 어떨까요? 그 주인공이 바로 데이비드 싱클레어입니다. 데이비드 싱클레어는 하버드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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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글에서는 데이비드 싱클레어에 대한 대략적인 소개를 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2023년 Cell에 게재된 싱클레어 연구팀이 실행한 연구를 소개하겠습니다. 이 연구는 노화는 유전적 돌연변이 때문이 아니라, 후성유전적 정보의 손실로 인해 발생한다는 점을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였습니다.
쉽게 말해 DNA는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설계도, 후성유전은 이 설계도를 어떻게 읽고 활용할지를 결정하는 스위치입니다. 즉, 같은 DNA라도 후성유전적 변화에 따라 다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노화가 진행되면 후성유전적 정보가 점점 손실되면서 잘못된 유전자가 켜지거나, 필요한 유전자가 꺼지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세포 재생 유전자가 꺼지고, 염증 관련 유전자가 활성화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따라서 싱클레어의 주장은 후성유전 정보를 되살릴 수 있다면 역노화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쥐 회춘 실험
먼저 연구진들은 쥐를 이용해 후성유전적 정보 손실이 노화를 유발하는지 실험했습니다. 쥐의 DNA 복구 과정을 인위적으로 활성화하고, 쥐의 세포가 DNA 손상을 복구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원래의 후성유전적 패턴이 망가지도록 하였습니다. 그 결과 쥐는 실제로 나이를 먹은 것처럼 털이 희어지고, 근육과 장기 기능이 저하되며, 노인성 질환이 발생하는 등 급격히 노화가 진행되었습니다. 즉 DNA 자체에는 변이가 없는데도, 단순히 후성유전적 정보가 손실되면서 노화가 진행된 것입니다.
야마나키 인자란 성체 세포(예: 피부 세포)를 다시 배아 상태로 되돌리는 4가지 유전자를 말합니다. 이 인자는 일본 교토대 야마나키 신야 교수가 발견했으며, 이 연구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습니다. 연구진들은 쥐를 노화시킨 다음, 쥐의 3개의 야마나키 인자를 활성화시켰습니다. 4가지 유전자를 전부 활성화하면, 세포가 완전히 배아 상태로 변해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후성유전적 정보가 복원되면서 쥐의 세포가 다시 젊은 상태로 돌아가고, 멀었던 눈의 시력이 회복되고, 뇌, 근육과 장기 기능이 개선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회춘을 한 것이죠.
시사점과 한계
이 연구를 통해 노화가 되돌릴 수 있는 과정일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습니다. 또한 기존 노화 이론과는 달리 유전자 돌연변이 없이도 후성유전적 정보의 손실이 노화의 중요한 원인이라는 가설 또한 강력한 근거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에게 적용하기에는 아직 검증이 부족합니다. 실험은 쥐에게만 진행했으며, 인간은 장기적 생명 유지 시스템이 복잡하므로, 쥐에게 적용된다고 해서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될 거라는 건 미지수입니다. 또한 야마나키 인자를 너무 강하게 적용하면 세포가 암세포로 변할 가능성이 있으며, 장기적인 부작용에 대한 검증도 받아야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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